Ya Boi korean March 17, 2026

Oppenhe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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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평범한 저녁 식탁에서, 누군가 불쑥 형제 이야기를 꺼냈다. 흔히 그렇듯 시시콜콜한 가족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잉권은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운을 뗐다. "혹시 더치 오븐이라고 아세요?" 그는 동생 다권 씨의 지독한 방귀 문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말인즉슨, 다권 씨의 방귀는 그야말로 ‘생화학 무기’ 수준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지독한지, 이 독가스 때문에 다권 씨의 결혼까지 미뤄지고 있다 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들킬까 봐 벌벌 떤다니, 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잉권은 한숨 쉬듯 덧붙였다. "boy oh boy they're really toxic."

II.

다권 씨의 이 ‘생물학적 재앙’은 삶의 모든 영역을 장악했다. 그는 자신의 몸이 가진 이 능력 때문에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어쩌면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으려 안간힘을 쓰는 중인지도 모른다. 운동도 하고, 식단 조절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잉권의 말에 따르면, 다권 씨의 방귀는 “nuclear weapon”에 비견될 정도였다. 그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서해안, 샌프란시스코의 온갖 전문가들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다권 씨는 급기야 브라질까지 자주 드나들게 된다는 것이다. 오직, 방귀 전문 의사들을 만나기 위해서. 이쯤 되면 개인적인 고뇌를 넘어선, 인류적 차원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었다.

III.

결혼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직장 생활도 쉽지 않았다. 다권 씨는 직장에서 방귀를 뀌려면 건물을 나선 뒤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마치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처럼, 그는 ‘방귀 휴식 시간’을 가졌다. 잉권은 말했다. "He literally has to leave his office building and go outside and fart." 이런 고도의 사회적 관리법이라니. 매일매일 지뢰밭을 걷는 기분일 터였다. 그는 자신의 몸이 내뿜는 독성 가스와 씨름하며 하루를 보냈다.

IV.

잉권은 그저 웃긴 이야기가 아니라고 했다. 동생 다권 씨가 자신의 인생 전체, 즉 직업과 연애, 심지어는 본연의 모습을 찾는 일까지도 이 문제 하나 때문에 가로막혀 있다고 했다. 언뜻 들으면 기가 막힌 코미디 같지만, 그 속에는 한 남자가 감당해야 할 너무나 거대한 숙제가 담겨 있었다. 잉권은 다권 씨의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Not great." 그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은 연민이 느껴지는, 참으로 이상하고 애달픈 가족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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